[공감신문] 이규엽 칼럼니스트=미중 패권 전쟁 속에 최첨단 기술을 탑재하는 디지털 화폐 영역에서도 양국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3월 초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포함한 포괄적 암호화
폐 연구를 개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 당국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채굴, 유통 등을 금지하고 디지털 위안화를 직접 개발하여 발행하고 있다.
올해 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 위안화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미 1억 명 이상의 디지털 위안화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금융제재에 대비하여 달러체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 정부 당국이 미리 디지털 위안
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디지털 화폐의 종류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의 일종이다. 디지털 화폐는 실물화폐가 아닌 디지털 방식으로 사용하는 형태의 화폐
로, 금전적 가치를 전자적 형태로 저장해 거래할 수 있는 통화이다.
현재 주류의 디지털 화폐에는 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메타의 디엠(Diem)을 비롯한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그리고 디지털
위안화를 비롯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가 있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분산 환경에서 암호화 기술(cryptography)을 사용하여 만든 디지털 화폐이다.
투자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비트코인은 세계 최초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만든 디지털 화폐이다. 비트코인은 정부, 중앙은행 및 금융회사
등의 개입 없이 온라인 상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암호화된다.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장부에 거래내역이 투명하게 기록
되고 여러 대의 컴퓨터에 동시 이를 복제해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도난, 분실의 우려가 없다.
스테이블 코인은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암호화폐 가운데 하나인데 기존 암호화폐와는 달리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 등 법정 화폐와 고정비율
(일반적으로 1대 1)로 가치가 고정되어 있고 가격 변동성이 최소화되도록 설계되어있다.
비트코인, 디엠 등 민간 디지털 화폐와는 달리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를 CBDC라고 한다. 민간 디지털 화폐의 영향력이 커지
면서 중앙은행의 고유권한인 화폐의 독점적 발행권이 위협받게 되고 통화정책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이 CBDC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전 세계 중앙은행의 86%가 CBDC 관련 연구, 개발 및 실험을 추진
하고 있으며, 그중 60%는 실험 단계에 접어들었다.
■디지털 위안화
중국 인민은행은 2014년 디지털 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 연구개발팀 설립을 시작으로 디지털 위안화 발행 준비에 착수했다. 이후 특허를 출원
하는 등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해오고 있다. 2016년 시제품 개발 후 2017년 중국 중앙은행은 상업은행 및 징동 등 인터넷 플랫폼 기업과
협력해 디지털 위안화를 공동으로 개발 추진했다.
2020년부터 선전, 쑤저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시범사업이 개시되었고 오프라인 매장을 시작으로 활용 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약 350만 개소로 추정된다. 2021년 10월 8일 기준으로 개설된 개인 디지털 위안화 지갑은 약
1억 2천 3백만 개, 누적 거래액은 약 560억 위안(약 10조 3천 5백억 원)에 달한다.
중국 디지털 화폐 프로젝트의 명칭은 디지털 화폐 전자결제(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
행, 교부 및 유통의 3단계가 있다.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 화폐이지만 일반 시민들은 인
민은행으로부터 직접 교부받는 것이 아니라 상업은행과의 거래를 통해 교부받는다.
디지털 위안화의 발행 단계의 운영 시스템은 1)화폐(币) 2)장소(库) 3)센터(中心)로 설명할 수 있다. 1)화폐는 디지털 인민폐를 가리키며, 2)
저장소는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의 데이터베이스를 의미한다. 3)센터는 인증센터, 등록센터 및 빅데이터 분석센터를 가리키며, 디지털 인민폐
사용자의 신분 인증 등 거래유통 시스템에 개입한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인민폐는 상업은행을 통해 대중에게 유통된다. 상업은행은 디지털 인민폐 수령을 위해 인민은행에
100%의 준비금을 예치하기 때문에 디지털 위안화의 도입이 현재 화폐량의 증감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디지털 위안화 지갑
대중이 디지털 위안화를 수령하고 사용하려면 먼저 모바일폰에 디지털 위안화 지갑 앱을 설치해야 한다. 디지털 위안화 지갑의 사용 방식은
카카오페이, 알리페이 등 핀테크 앱과 유사하다.
사용자는 앱 내에서 본인이 개설한 상업은행 계좌와 연동하여 충전할 수 있다. 디지털 위안화 지갑 앱을 통해 QR 코드 또는 NFC를 사용해
소비하거나 다른 이용자로부터 디지털 위안화를 받을 수도 있다.
특히 디지털 위안화 지갑의 특색은 오프라인 결제이다.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간편결제 앱은 인터넷과 연결되어야 결제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위안화 시스템은 오프라인에서도 거래 쌍방의 모바일폰에 디지털 위안화 지갑이 설치되어 있다면 이체가 가능하다. 디지털
위안화는 본질적으로 지폐와 동일하게 중앙은행이 발행한 현금이다.
기존 간편 결제시스템을 이용한 결제가 은행 간 정산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과는 달리 디지털 위안화 결제는 현금처럼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더 편리하고 빠른 결제 방식이다.
■디지털 위안화 신속 추진 배경
중국 당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디지털 경제 추진과 위안화 국제화이다. 작년 말 발표한 중국 14차 5개년(2021~
2025년) 규획에 디지털 발전 가속화와 디지털 중국 건설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는 등 디지털 경제 육성 강화 의지를 적극 표명했다. 디지털
위안화가 단순 디지털 화폐 의미에서 나아가 금융과학기술 혁신으로 실물경제 발전과 경제생태계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세계 두 번째의 경제 대국인 중국의 국제 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4월 기준 2.14%로 세계 4위이다. 달러(41.81%),
유로화(34.74%), 파운드(6.26%), 엔화(3.08%)와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가의 금융제재를 목도한 중국 당국은 자국이 주도할 수 있는 국제 금융표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디지털 경제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일대일로 연선 국가들과 중국 중심의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통해 중국 표준체계를 연선 국가들에 연결하면서 중국이 주도할 수 있는 기반
을 구축하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국 및 경제 협력 강화 국가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위안화 활용을 적극 장려할 것으로 예상되며 장기
적으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출처: https://www.gokorea.kr/news/articleView.html?idxno=724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