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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신문] 학회 총무이사 엄정현 변호사, “산둥성 1호 외국로펌… 韓·中 민간 교류의 소통창구 되겠다” 인터뷰
작성자 한중법학회 등록일시 2023-11-06 14: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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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연태사무소 개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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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현(왼쪽) 법무법인 온누리 연태대표처 수석대표와 양진영 대표변호사.

  

"옌타이(연태)시는 중국에서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도시다. 현재 600개, 코로나19 이전에는 800개에 이르렀다. 이들 기업에 토탈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유망기업의 IPO까지 책임지겠다."

 

양진영(58·사법연수원 28기) 법무법인 온누리 대표변호사는 "20여 년간 축적된 풍부한 경험을 살려 한중 민간 교류의 소통 창구가 되겠다"며 중국 진출 포부를 밝혔다.


양 대표변호사가 2001년 설립한 온누리는 경기도 안산에 본사무소를, 수원 광교에 분사무소를 둔 수도권 강소로펌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법률사무소에 카페를 설립,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나홀로소송을 지원하는 편의시설을 갖추는 등 법률서비스에 혁신을 기하고 있다.

 
온누리는 2020년 4월 연태시 경제기술개발구 투자유치국과 업무협약을 맺고 연태대표처 설립에 착수, 산둥성과 연태시 사법기구의 지지를 받았다. 2022년 10월 1일 산둥성 최초의 외국 로펌으로 중국 사법부의 정식 허가를 받았다. 중국 상주 변호사 모집에 나섰을때 엄정현(42·변호사시험 7회) 수석대표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중국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던 엄 변호사는 양 대표의 중국 진출 계획을 듣자마자 의기투합, 가족과 함께 연태로 건너왔다. 차도, 집도 다 팔고서였다.

다음은 양진영 대표변호사, 엄정현 수석대표와의 일문일답.

Q. 엄 수석대표는 중국 산둥성의 유일한 한국 변호사다. 중국과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A. [엄정현] 
어려서부터 중국과 중국문화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남달랐다. 법학을 전공하던 학부 시절에도 사법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휴학하는 친구들과 달리 중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일념으로 2002년 휴학 후 무작정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중국과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된 것 같다. 비록 중국어는 한마디도 못 했지만, 어릴 때부터 한시(漢詩) 등 고전 암송이 취미였다. 발음과 성조도 전혀 모른채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넉 달 만에 중문과 졸업요건인 HSK 7급을 넘겼다.


학부 졸업 후에는 건설회사에서 해외 법무와 국내 소송을 함께 담당했는데, 당시 회사가 중국에서 대규모 건설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관련 법률문제를 검토했다. 중국어를 할 수 있다 보니 중국에 파견될 뻔도 했지만, 직급이 해외 주재원을 맡기엔 낮았던 관계로 실제 파견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 후 업무 전문성을 높이고자 로스쿨에 진학했고, 변호사자격 취득 후 기존 회사로 돌아가 중국 법무를 담당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일반적인 로스쿨 학생들과는 달리 매 학기 중국법 관련 과목을 수강하고, 방학 때면 국내 로펌 중국사무소에서 실무실습을 하거나 중국 상해교통대학에서 어학 과정을 이수했다. 중국과 중국법에 꾸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로스쿨 재학 중 발생한 사드 사태로 인해 한중관계가 악화됐고 기존 회사는 중국에서 전면 철수하게 됐다. 그 후로도 양국 관계를 둘러싼 외부적 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돼 많은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 또는 축소하는 상황에서 법률가로서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찾는 것이 어려웠다.

 
대신 건설회사에서 법무를 다뤘던 경력 덕분에 부동산신탁회사에서 근무하게 됐다. 부동산신탁이라는 업종 특성상 중국 관련 업무를 할 수는 없었지만, 중국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어서 로스쿨 재학시절부터 꾸준히 참여했던 한중법학회에서 학술이사, 총무이사 등을 맡고 대한변호사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 국제위원회에서 중국지역 위원으로 활동하며 중국과의 인연을 이어가려 애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중국 연태시에 분사무소를 설립하고 주재할 변호사를 찾고 있던 법무법인 온누리 양진영 대표와 인연이 닿았고, 양 대표의 중국에 대한 열정 및 '고대 정신'(웃음)에 반해 그 자리에서 의기투합하게 됐다. 한 달 만에 한국에서의 일과 생활을 모두 정리하고 가족들과 함께 중국으로 건너왔다.


Q. 많은 국내 로펌이 이미 중국에 진출했다가 철수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에 사무소를 설립한 이유 그리고 산둥성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양진영]
 중국에 사무소를 설립하는 것은 2001년 법무법인 온누리를 설립할 당시부터 구상해 온 오랜 계획이었다. 국내에서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진출하느라 처음 생각한 것보다 시간이 좀 더 걸렸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과 중국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무역국으로서 그 지위가 확고하고, 지정학적으로도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웃 국가다. 미·중 간 패권 다툼의 여파로 공급망 재편이 논의되고 있지만, 우리의 대외경제는 여전히 중국을 빼놓고 분석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과거의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었다면, 현재의 중국은 '세계의 시장'으로서 여전히 우리 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한중관계가 긴장 관계에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정치적 측면에서의 문제일 뿐 경제적으로는 여전히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정치적 측면에서도 한중 양국이 공동이익을 위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점은 법률시장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미 국내의 많은 대형로펌들이 중국에 진출해 사무소를 두고 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사무소가 북경이나 상해 등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국토만 놓고 따져도 우리나라의 96배에 달하는 중국의 넓은 땅을 고려하면 위치상으로나 업무상으로나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온누리는 중국 산둥성 그리고 연태를 선택했다. 돌이켜보면 대학 시절 친구들과 잔디밭에서 즐겨 마셨던 '연태고량주'도 한몫을 한 것 같다.(웃음)


사실 산둥성은 면적이 15만㎢가 넘어 한국의 1.5배에 달한다. 인구도 1억 명이 넘는다. 지난해인 2022년에는 GDP가 8조7435억 위안으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609조가 넘는 수준이다. 이곳 연태시만 하더라도 면적이 1만3865㎢로 서울 면적의 23배에 달하고, 경기도 전체 면적보다도 넓은 데다가 인구도 700만 명이 넘는다. 연태시와 한국 간의 수출입 규모도 2021년 기준 529.4억 위안으로 우리 돈 9조7425억 원이 넘는다.

 
또 연태시는 중국의 국가급 한중산업단지로 지정되어 산둥성 내에서 한국 대기업이 가장 집중된 도시다. 이러한 대기업을 따라 함께 진출한 많은 중소기업, 아니 강소기업들에 주목했다. 연태시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021년 당시에는 800여 개였는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그 수가 줄어 현재는 600개 정도다. 대기업들은 이미 회사 내에 법무 조직이 잘 정비돼 있고, 대형 로펌의 자문도 충분히 받을 수 있지만, 그보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제대로 된 법률 자문 없이 사업을 진행하다가 낭패를 보는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목격했다.


온누리의 본사무소가 소재한 안산은 한국 내에서도 제조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다. 국내에서 20여 년간 중소기업의 동반자로서 많은 역할을 해왔고, 이제는 국경을 넘어 이곳 연태에서도 그 역할을 이어가려고 한다.

 
온누리는 남들처럼 북경, 상해가 아닌 이곳 산둥성 연태에서 승부를 볼 것이다. 엄 변호사도 한국에 있는 집도 차도 팔고, 가족까지 다 데려온 걸 보면 의지가 대단히 확고하다.


Q. 앞으로 법무법인 온누리 연태대표처는 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떤 업무를 취급할 계획인가.
A. [엄정현] 
우선, 가장 기본적인 업무로는 중국 현지에 진출을 원하거나 이미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맞닥뜨리는 법률문제에 대한 자문을 들 수 있다. 중국에 투자한 기업의 현지 경영 과정에 발생하는 문제점, 예컨대 인사 노무, 지분 양수도 및 회사 지배구조 변경 등에 대한 자문을 비롯해, 기술이전이나 특허 관련 지재권 업무 등에 이르기까지 국내법과 중국법을 비교·분석해 유효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해 드리는 것이다.

 

한가지 사례를 들면, 과거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할 당시에는 중국의 외상 투자 관련 법제는 3자기업법으로 불리는 중외합자경영기업법, 중외합작경영기업법, 외자기업법의 세 가지로 분화돼 있었고, 소유 주체에 따라 각 회사에 적용되는 법률이 나뉘어 중국 회사법의 특별법으로서 3자기업법에 의해 규율됐다. 그러나 2020년 외상투자법이 시행되면서 3자기업법이 폐지되고 모든 외자기업은 중국 회사법 등에 따라 기업지배구조 등을 변경할 의무를 부담하게 됐지만, 5년의 유예기간이 부여된 덕에 지금까지 특별한 이슈 없이 지나왔다. 하지만 1년 남짓 뒤에 다가올 2024년 12월 31일이 지나면 유예기간이 종료하고, 기업지배구조 등을 변경하지 않은 기업들은 중국 시장감독관리부서에서 등기사항 변경신청이 거부되는 등 불이익을 입을 수 있게 되는데,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도 많이 있다.


온누리는 이와 같은 중국의 법률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동반자로 함께 성장할 계획이다.

 
또한 우리 기업들의 중국 내 소송, 중재 등에 직면한 경우, 중국의 국내법상 외국 변호사가 직접 법정에 출석해 변론하는 것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중국 현지 로펌과 제휴는 필수적이다. 온누리는 현재 산둥성 내에 13곳의 사무소를 보유하고 있는 치루 로펌 등 중국 각 지역의 현지 로펌과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제가 한국 변호사로 현지에 상주하면서 클라이언트와 함께 소송 및 중재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중국 로펌의 업무진행을 지속적으로 직접 챙기면서 클라이언트가 소송이나 중재에서 승소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마침 최근 중국 산둥성에 설립된 한중일상사조정센터의 조정위원으로 위촉돼 중국 내 ADR 분야에서도 한층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더욱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나아가 예전에는 중국에 진출을 원하는 우리 기업들의 아웃바운드 업무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반대로 한국에 진출하거나 한국에 투자를 희망하는 중국기업 또는 중국고객의 이른바 인바운드 업무가 늘어나는 추세다. 온누리도 이에 따라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비롯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국 투자 및 진출을 위한 자문 창구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덧붙여 여러 이유로 부득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법적 리스크 없이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사업을 정리하고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후 재기를 도모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할 예정이다.


<중국 옌타이 = 안재명 기자>

*출처: 법률신문 https://www.lawtimes.co.kr/news/192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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